[역사기행] 화천, 파로호대첩 71주년 기념행사, 세계평화로 승화

이동희 승인 2022-05-20


파로호전투, 1951년 5월 26~28일까지 3일간 적군 2만 5천명 수장 


화천군재향군인회(회장 : 김용식)주관·주최로 오는 26일 오전 11시 화천군 간동면 구만리 파로호 기념비에서 기념식 및 군악대연주회를 갖는다고 밝혔다.


군재향군인회장은 "전쟁을 기념하는 것은 평화의 소중한 가치를 상기하기 위함으로 지금은 전쟁이 한반도에서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가장 큰 교훈으로 삼고, 화천 파로호대첩을 세계평화로 승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


이어 "'전쟁을 평화로 바꾸는 방법’은 전쟁의 참상과 비극성을 알리는 것과 함께 그보다 먼저 전쟁이 왜 일어났는지를 질문하면서 동시에 평화에 이르는 길을 함께 고민함으로써 전쟁 없는 세상에 대한 희망을 그려 나가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군 재향군인회는 파로호대첩의 역사적 의미를 되찾고 새로운 미래를 전망하는 뜻 깊은 이번 행사를 통해 전쟁의 아픔을 치유하고 전 세계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 


재향군의회에 따르면, 올해 파로호대첩 기념행사의 주제는 ‘파로호대첩 그날처럼, 대한민국을 지키며 제국들이 전면에 나서 직접 부딪친 1차와 2차 세계대전의 시작과 끝은 한반도라는 주장도 있다. 또한, 재향군인회는 인류 역사상 가장 참혹했던 20세기 두 차례의 세계전쟁은 한반도 지배권을 두고 촉발된 러·일전쟁으로 시작되고 세계적인 이념들 간의 도출이라고 보는 냉전체제가 한반도에서 격돌한 한국전쟁으로 끝난 셈이다.


한반도와 동북아의 기존 질서는 제2차 세계대전 종전과 동시에 동북아에 심어진 '냉전 구조'와 깊이 연관돼 있다. 전후처리 과정에서 한국인들의 의사와 다르게 분단이 결정됐고, 또 비극적 전쟁을 겪어야 했다. 이때 한·미·일의 구도와 이에 대응하는 북·중·러의 구도가 암묵적으로 자리잡게 됐다. 그렇다면 한반도에서 전쟁이 앞으로 더는 없을까?

 

군 재향군인회장은 "최근 전 세계 패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가 날로 강해지고 있으며 빠르게 부상하고 있는 중국과 부동의 패권세력 미국의 정면충돌은 어쩌면 피할 수 없는 숙명인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역사적으로 봤을 때 패권국과 신흥 강국이 부딪칠 경우, 전쟁으로 이어질 확률은 80%를 넘어 선다고한다. 한반도는 지정학적으로 대륙 세력과 해양 세력이 충돌하는 단층선에 있다. 이로 인해 역사적으로 잦은 전쟁의 수난을 겪어왔으며 남북한과 제국들의 움직임을 보건대, 꿈틀거리던 어두운 세력이 뛰쳐나올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은 바로 한반도가 아닐까 싶다.

 

파로호대첩은 6·25전쟁당시 51년 4월 중공군의 춘계공세에 맞서 전개한 공격형 반격작전으로 △사창리전투('51년 4월)를 시작으로 △용문산전투('51년 5월)-△파로호전투('51년 5월)에 이어 △수리봉전투(643고지 '51년 6월)로 마무리함으로써 대첩이 완성됐다고 볼 수 있다.


화천발전소를 ‘탈환’(奪還)한 파로호전투('51년 5.26~28일/3일간)는 6·25전쟁당시 화천저수지에 적군 2만 5천여 명을 수장시킨 눈부신 전과를 올리며 한국전쟁사에 불후의 전공으로 기록됐다.


또 화천발전소를 ‘사수’(死守)한 수리봉643고지 전투('51년 6.5~11일/7일간)는 화천댐과 발전소를 탈환하기 위해 대규모로 침공한 중공군으로부터 끝까지 고지를 사수하면서 적 사살 2만 1550명, 적 생포 2617명 등 한국전쟁 무훈사에 빛나는 대전과를 올렸다.만일 당시 화천발전소를 빼앗겼다면 한반도 및 강원도와 화천의 운명이 바뀌었을 것이다. 


이에 군 재향군인회는 파로호전투와 수리봉643전투의 재조명을 갈망하는 화천군민들이 71년만에 올해 처음 파로호대첩 기념행사를 마련 했다.
 

따라서 일제시대이후 6·25전쟁을 치르면서 지금까지를 돌아보면 역사적으로 화천발전소와 파로호, 평화의댐과 금강산댐을 바탕으로 남북한을 비롯해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그 중심에 있는 ‘화천’이 이제 한반도 및 세계의 평화 번영을 위한 새로운 다짐과 결단을 준비하는 장소가 되도록 노력해야 할 때라고 본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느 관련 당사국도 서로에게 적대적이거나 위협적이지 않은 관계를 맺도록 하는 일이다. 결국 화천이 동아시아 및 세계 평화를 보장하는 완충지대로 만들어질 때 이는 가능해질 것이다.이를 위해서는 공동의 과제를 함께 풀어가면서 새로운 미래를 만드는 경험이 축적되는 과정이 절실하다.


한반도 안에 어느 누구도 깨뜨릴 수 없는 평화의 공간을 확보하고 이를 인류적 공유지로 이뤄나갈 수 있다면 다가올 현실은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 모두가 보호하고 지켜나갈 이유가 있는 특별 지대의 구성은 한반도 평화와 세계평화가 하나로 결합될 수 있는 미래 설계가 된다.


그런 차원에서 비무장지대이면서도 역설적이게도 최대의 무장지대화 된 DMZ의 일부 구간인 화천 평화의댐 지역을 한반도가 인류사회에 내어 놓는 세계평화 실험도시로 만들면 어떨지.전세계의 남녀가 종교와 정치, 국적을 초월하여 평화와 진보의 조화 속에서 살 수 있는 국제도시를 만들고자 인도에 터를 잡은 대안 공동체 오로빌(Auroville)이 바로 그런 곳이다. 


여기 모인 50여 개국 출신의 2,500여 명은 국적, 종교, 인종, 문화, 정치, 경제적 배경과 같은 차이를 뛰어넘어 조화롭게 사는 삶을 실천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의 경우에는 적대와 전쟁의 중심에 놓여 있는 화천을 극적 반전의 현장으로 창출하는 작업을 한다면 어떻게 될까?


화천은 이내 세계 전체의 이목이 쏠릴 뿐만 아니라, 새로운 미래도시의 가능성을 풍부하게 가지는 지역이 되지 않겠는가?

 

이런 모든 꿈과 비전은 당장에 현실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고 해도 끊임없이 모색하고 기획하고 힘을 모아간다면 역사는 날로 진전하게 될 것이다.

새로운 역사의 장을 열라는 시대의 요구를 외면하고, 과거의 원한만 부여잡고 있어서는 안 되겠다. 역사를 배우고 기억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과거를 직시하는 바탕 위에 미래로 나가기 위한 것이다. 불행한 역사는 반면교사와 살아있는 교훈으로 삼고, 이제 미래로 나갈 때다.


군 재향군인회는 "앞으로 매년 파로호대첩 기념행사를 통해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만들고 평화를 이루는 것도 결국 평범한 국민들의 의지에 의해 시작되고 완성될 수 있다는 것을 군민이 세계에 보여주게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