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기행] 문화재청, 비오는 날 굴삭기로 문화재 파괴... “장비 사용 적절” 회신

이동희 승인 2022-06-24


그림  20일 문화재청이 실시한 비공개 현지점검 이후에도 춘천시 기와골 포스코아파트 부지 발굴현장에는 방수천들이 훼손됐으며, 수백 점의 유물들이 방수천도 없이 방치돼 비바람에 훼손되고 있다.(사진=중도본부)

시민단체…굴삭기로 문화재를 해체 ‘자료 공개하라 요구’

 

문화재청이 춘천 기와집골 포스코아파트 부지 발굴현장에서 굴삭기를 이용한 문화재 훼손이 신고되자 “장비 사용의 적절성 확인”이라는 회신을 했다.


24일 시민단체 중도본부는 “22일 문화재청이 국민신문고를 통해 16일 신고된 춘천 기와골 포스코아파트 부지 발굴현장 굴삭기 이용 문화재 훼손에 대해 장비 사용의 적절성 확인이라고 회신했다”고 밝혔다.


지난 15일 비가 내리던 춘천시 기와집골 아파트 부지 발굴현장은 업자들이 굴삭기 3대 등 중장비를 이용해 기존에 발굴돼 보존 중이던 문화재들을 파괴하는 현장이 적발됐다.


지난 16일 아침 시민단체 중도본부의 신고를 받은 문화재청은 발굴을 중지시켰다. 

 

22일 문화재청은 국민신문고 답변을 통해 “동 부지는 주로 통일신라 주거지와 고려시대 건물지 등이 확인돼 상층 조사 후 하층유구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장비 사용을 한 것으로 파악되었다”며 “전문가 현지 점검 결과, 조사기관 입회하에 장비로 상부의 석재 유구를 제거한 상태였으며, 장비 사용의 적절성과 상층 유구 제토로 인한 하층 유구의 손상은 없음”이라고 회신했다.

이에 대해 중도본부 김종문대표는 “업자들은 비가 내려서 정상적인 조사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굴삭기 3대를 동원해 단시간에 대규모 문화유산을 파괴했다”며 “하층의 유구들을 발굴하기 위해 기존에 발굴된 문화재를 제거 했다면 발굴된 문화유산에 대한 적절한 연구와 가치평가를 먼저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발굴된 문화유산을 해체 할 경우에도 해체과정을 철저하게 기록하고 문화재 훼손을 최소화 하는 게 정상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문화재청은 20일 해당 발굴현장에 대한 현장점검을 실시하면서 문화재훼손을 신고한 중도본부를 배제했다. 


24일 문화재청은 발굴보고서 등 관련자료들을 28일까지 제공하지 않겠다고 중도본부에 통보했다. 중도본부 김종문대표는 “문화재청이 범죄와 관련된 정보들을 은폐하고 발굴을 재개시킬 경우 담당 공무원 등 관련자들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의 혐의로 형사고발 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